영어를 배우려면

14년 유학 및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영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한국에서 유학출신이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항상 말한다. “영어 잘 하겠네요.” 일상생활부터 비즈니스 영어까지 불편함은 없지만 여전히 한국어가 조금 더 편하고, 원어민의 고급 문장과 어휘를 가지고 싶다.

나는 언어학자나 영어전공 출신이 아니지만, 내가 미국/캐나다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배우면서 느낀 점들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발음 기호부터

한국인은 마찰음 (摩擦音, fricative)과 음절 (音節, syllable) 때문에 영어 발음을 제대로 습득하기 어렵다. 나는 초등학교 때 영어를 한글로 에이, 비, 씨, 애플, 바나나라고 읽으면서 배웠다. 한글의 표현력은 대단하지만 한글로 외국어를 배울 때는 분명 한계가 있다.

영어는 알파벳을 배우는 순간부터 발음 기호 (Phonetic transcription)부터 제대로 습득해야 된다. 해외에서 물을 ‘워러’라고 문자 그대로 읽으면 혼란만 준다. 차라리 ‘워터’가 영국식 발음(/ˈwɔː.tər/)에 더 가깝다. 글로 발음을 배우기는 어렵고, 원어민에게 교육 받는게 가장 확실하다. 유학 초기 한글을 배운 미국인 친구가 Pizza를 ‘피자’가 아닌 ‘프이쯔아’를 빠르게 말하라고 가르쳐줬는데 꽤 도움이 됐다.

발음기호를 익히면 사전검색에서 변칙적인 발음들도 배우게 된다. 다음의 단어를 읽을 수 있는가?

Colonel

/ˈkɝː.nəl/

음성 기호 발음(/ˈkɝː.nəl/)이 가장 정확하고 한글로 표현하면 ‘커ㄹ늘’이 비슷하다.

언어는 소통이 목표라는 걸 기억하자. 나는 아직도 억양 (accent)이 있지만, 발음 (pronunciation)이 나쁘진 않아서 소통엔 문제없다. 발음만 잘 배워놔도 듣고 말하는데 큰 힘이 된다.

영어는 영어로

다음으로 영어는 영어로 배워야된다. 간단한 방법 두 개를 제시한다:

  1. 영영사전 사용하라
  2. 영어 문장을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하지말고 그대로 이해하라.

‘간단한 방법’이지 절대 쉬운 방법이 아니다. 영어로 생각하는 연습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이는 심화과정이다.

Everyday English book

많이 써라

진부한 내용이지만 무조건 많이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것만이 정답이다. 연습은 외국인 친구나 강사, 그리고 영어권 여행이 제일 도움 된다. 영어책이나 영어기사를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다. Reddit도 좋다. 자신감만 붙으면 배우는 속도가 크게 늘어난다.

문법은 굉장히 중요하다: 학교에서 배운 문법은 SAT Writing 점수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대화할 때 만큼은 문법에 덜 신경 써야된다. 영어를 잘 모른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데 집중 해야된다.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는건 쉽지 않다. 모든 분야가 그러하듯 언어에도 타고난 사람들이 있고, 내가 그 사람들 중 하나는 아닌 듯 같다. 그래도 현재진행형으로 내 영어실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여담으로 라틴어 기반의 언어가 영어를 습득하기 더 수월한데, 번역기도 대체로 독일어나 프랑스어 등 라틴계의 영어번역이 더 정확하다 (출처). 다만 기계번역은 이보다 데이터 양의 차이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영어원서를 구매할 때 아마존, 교보문고, 알라딘 중고서적 등의 원서 가격을 비교하기 유용한 사이트를 소개한다: https://bookwich.netlify.app/


Posted

in

by

Tags:

Comments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